정각도 과정을 마치며(부산온천 김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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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10-02 13:21 조회6,609회 댓글0건본문
정각도 과정을 마치며
국선도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동생을 통해서였다. 동생은 나에게 정말 좋은 수련이라면서 자신이 다니는 수련원에서 만난 분들이 나이에 비해 매우 젊고 건강해 보였다고 했다. 국선도가 무엇이냐고 묻자 일종의 ‘숨쉬기 운동’이라고 했다. 당시 직장을 다니면서 바쁘게 살던 나는 ‘지금도 숨 잘 쉬고 있다’고 일축해 버렸다.
그 후, 우연히 신문에서 명상을 통해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될 수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우리 아이들의 성적 향상을 기대하면서 ‘온천 수련원’을 처음 찾게 되었다. 막연하지만, 국선도가 깊은 숨쉬기와 명상으로 정신을 집중시키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수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나의 건강보다 아이들의 학업 증진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국선도를 시작한 셈이다.
2006년 7월부터 두 딸과 함께 국선도를 시작했고 새벽 5시부터 시작하는 수련을 6개월간 꾸준히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는 생활에 활기가 생기고 얼굴빛이 눈에 띄게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작은애가 고등학생이 되고 나 역시 갑상선암이 재발하여 수술과 치료를 하느라 더 이상 수련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후 명퇴를 하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2012년 1월부터 다시 수련원을 찾아 6년 이상 꾸준히 수련에 임하여 드디어 정각도 과정을 마치게 되었다.
정각도 과정을 마치면서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주변 사람들에게 국선도를 권하고 싶다.
첫째,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면 몸에 부담감을 주지 않고 꾸준히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수련이라는 것이다. 정리 운동을 할 때 들리는 청산 선사의 말씀대로 자기 몸에 맞춰서 할 수 있는 수련이기 때문이다.
둘째, 어제와 오늘의 차이는 느끼지 못하지만 꾸준히 수련을 하다 보면 부지불식중에 내 몸이 매우 유연하고 반듯해짐과 동시에 단단해져 있음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마치 날마다 거울을 보면서는 느끼지 못하지만 10년 전의 사진과 비교하면 내가 나이들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과 같다. 그것은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과 같고, 콩나물이 시루에서 자라는 것과 같다.
셋째, 깊은 숨쉬기와 정신 집중으로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너그러워진다는 점이다. 사실 이 점은 처음 수련을 시작하면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생활하면서 생기는 소소한 불만거리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너그럽게 대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음에 새삼 놀라게 된다.
이처럼 훌륭한 수련을 지금까지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방유한 원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함께 수련에 정성을 다하시는 많은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특히 10년 이상 긴 시간 꾸준히 수련하시는 선배님들께는 더욱 감사를 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어떤 확신도 없던 초보 시절 (사실 아직도 초보이지만) 흔들림 없이 꾸준히 수련에 임할 수 있도록 등불이 되어 주셨기 때문이다.
이제 정각도 과정을 마친 나는, 한 과정을 마쳤다는 만족감보다 이제야말로 진정한 초보 수련생이 되었음을 인식하고 앞으로도 더욱 수련에 정진할 것을 다짐해 본다.
2018년 9월 26일
부산 온천수련원 김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