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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련기(정각도 과정을 마치며)-박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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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9-18 15:18 조회2,3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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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련기(정각도 과정을 마치며)                      
    부산 온천수련원 박순희

    내 기억으론 어릴 때부터 난 참 약했던 것 같다. 미처 저녁이 늦어 안 먹고 자면 다음 날 아침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체력이 약했다. 자라면서 조금 나아지긴 했다. 그런데 결혼 후 나에게 맡겨진 힘든 생활은 나의 건강을 위협했다.
    “어데 남자가 애를 보듬노?” 할 정도로 완고한 시댁 분위기. 둘째였지만 장손 며느리 노릇하면서 모셨던 4대 봉제사. 돌아서면 제사 제사.... 그리고 애들 뒤치다꺼리. 쉴 틈이 없었다. 자정 이전에 자본 적이 며칠이나 되었을까? 그런 상황에서 병행했던 교직 생활은 시각의 다툼, 긴장의 연속이었다.
    당시 부산에서 울산까지의 교통사정은 참 어려웠었다. 간격이 넓은 버스시간. 왕복4차로 공사. 잦은 교통사고...지각하면 어쩌지 어쩌지 하는 메아리가 온 몸을 때렸다. 겨우 타서 앉으면 재수, 서서 갈 때도 많았다. 가슴 졸이다 곯아떨어지기 일쑤였고 내릴 때 쯤 몸은 천근만근, 학교까지 전력 질주, 가슴은 콩닥콩닥, 조금 늦을라치면 고양이 걸음으로 열던 교무실 문소리가 어찌 그리 크게 들리던지... 시간이 아까워 책을 들면 끝을 봐야 놓는 까닭에 눈도 많이 혹사당했다. 그런데다 일을 두고는 못 참고, 잠이 와도 정리하고 나서야 맘 개운해 하는 까탈스런 예민한 내 성격이 제일 큰 문제였던 것 같다.
    너무 너무 피곤하고 눈이 아려 사물이 희미해졌고 입이 말랐다. 15년간의 이런 생활의 연속은 결국 일을 내고 말았다. 만성간염(간경화)에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인한 안구 건조증의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교실에 앉아 있는 아이의 얼굴은 동그라미만 남았고, 글자가 보이지 않아 책을 볼 수도 없었으며 입이 바짝 타서 항상 물 컵을 들고 다녔다. 집에선 칼질하다 손 다치기가 일쑤였다. 도저히 교직 생활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 휴직계를 냈다.
    그때 남편은 본인이 6개월 정도 수련했던 국선도를 권했다. 난 당시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남편은 계속 해 보란다. 힘들게 애들 학교 보내고 하루 종일 눈 감고 침대에 누워 지냈다. 온 몸이 캄캄한 아래로 끝없이 추락했고 억지로 눈을 떠볼라치면 얼굴의 근육이 일그러졌다. 참담했다. 꿈도 희망도 없었다. 빈껍데기로 1년을 그렇게 보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여기서 쓰러진다면 난 너무 억울해.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그리고 어린 애들은 어떻게 되나?”,  “한번 일어나보자.” 아프지 않았을 땐 의지의 한국인이란 소리를 들었던 나는 오기가 생겼다. “한번 해 보자.” 그래서 2002년 7월3일 온천 수련원에 입도하게 되었던 것이다. 정말 열심히 했다. “눈이라도 바로 뜰 수 있게 하소서.” 빌고 비는 간절한 마음으로...
    6개월 정도 하니 차츰 몸이 가벼워졌고 호흡이 집중되면 가끔 눈물이 어리는게 느껴졌다. 기뻤다. 정말 기뻤다. 더 열심히 했다. 열심히만 하면 되는 걸로 알았다. 날마다 하시는 청산 선사님의 “내 몸에 맞게”란 말씀은 무시한 채...
    얼굴에 열이 올라 머리가 띵하기도, 벌게지기도, 몸이 결리기도, 등짝과 허리가 뻣뻣해지기도, 다리에 시퍼먼 피멍이 들기도, 코피가 터지기도, 손목의 인대가 늘어나기도, 몸살이 나 몸져눕기도 하는 우여곡절 끝에 진기단법 승단일이 목전에 닿았다. 그리고 지금 난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여유를 찾았고, 좋아하는 책도 보고, 여행도 하고, 골프도 치고, 집안일도 남의 손 빌리지 않고 잘 해내고 있다. (가끔은 몸살도 나지만) 그리고 정기검사에선 간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고 잘 유지되고 있다하는 것은 다 국선도 수련 덕분인 것 같다.
    고요히 호흡하면 아랫배도 손도 따뜻하고 눈물도 침도 스며나지만 긴장을 잘하는 탓에 건강한 사람에 비해 부족함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고요히 내 몸과 마음을 살피고 느낄 줄 알며 강약을 조절할 줄 알게 된 것은 국선도 입문을 도운 남편의 성원과 항상 옆에서 응원해 주시는 도우님들의 마음과 옆에서 보살피고 지켜봐 주시는 방유한 사범님의 정성이라 생각되며 감사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울러 나 자신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있는 긴장의 앙금과 얽힌 매듭의 끈을 비워내기 위해 마음 밭을 갈고 다독이는 국선도의 길을 오늘도 내일도 쉼 없이 갈 것이다.
    2012. 2
    박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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