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기
2007. 8. 18. 온천수련원 정연호

시간이 어느새 이렇게 흘러 원기단법 30번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과연 올까?’란 생각을 했던 적도 있는데, 시간은 제가 그런 생각을 하든, 하지 않든, 수련을 부지런히 할 때도, 가끔씩 게으름을 피울 때도 언제나처럼 그렇게 흘러갑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국선도 수련을 놓지 않고 계속 이어온 그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온천 수련원의 방유한 사범님과 그리고 같이 수련을 하고 계시는 여러 도반님들, 그리고 가족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분들은 제가 수련을 꾸준히 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국선도를 수련하는 동안 몸과 마음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국선도 책을 보면 중기단법, 건곤단법, 원기단법에 따른 각각의 ‘정상적인 변화현상’이 설명되어 있는데, 누구나 그런 과정을 거쳐 가겠지만 저에게도 역시 그러했습니다. 책에 있는 내용을 몇 가지 인용하면서 그 변화를 간략히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중기단법에서는 수련을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하고, 몸이 가볍고 방귀가 자주 나오고, 단전자리가 더워지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중기단법 수련을 하던 어느 여름 날 (그 때는 학생이었습니다) 공부한다고 책상에 앉아 있는데, 단전부위에 마치 어디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 적이 있습니다. 따뜻한 둥근 쟁반을 단전을 중심으로 해서 붙여 놓은 듯한 느낌과도 비슷했습니다. 어디서 따뜻한 바람이 들어오나 하고 방에 있던 창문과 문을 살펴보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건곤단법에서도 역시 행공을 하면 몸이 가볍고 경쾌하고, 마음이 유쾌하고 기분이 좋으며, 모든 면에서 인내력이 생기는 등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꼬리뼈(천골)부위에서 척추를 타고 목 부위 까지 따뜻한 기운이 오르내리는 경우가 자주 느껴졌었습니다.

원기단법을 통해서는 몸과 마음의 균형감각과 유연성이 엄청나게 좋아진 것 같습니다.

모든 과정이 몸과 마음을 함께 닦아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됩니다. 수련을 통한 변화는 단지 결과일 뿐이라 어떤 변화를 원하며 수련하는 것은 좋은 자세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사범님의 지도하게 꾸준히 정확하게만 수련하시면 책에 있는 것 이상의, 제가 경험했던 것 이상의 변화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수련은 빠지지 않고 하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루 빠지면 다음날 수련을 빠지는 것은 더욱 쉬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수련을 하기 싫은 날이 사실은 자기에게 가장 수련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청산선사께서 쓰신 책이 수련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수련을 하면서 하루에 10분씩이라도 책을 읽고 수련할 때와 그냥 수련만 할 때는 아주 많은 차이가 느껴집니다.

저는 건곤단법을 하면서 생활강사 교육을 받았고, 원기단법을 하면서 수사교육을 받았습니다. 지도자 과정이 수련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지도자교육을 받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가는 과정은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지나고 나면 잠깐이고, 미소를 지으며 돌아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제 다시 수련을 처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앞으로의 수련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